아직 괜찮다’는 말 뒤에 숨은 신호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이번엔 놓치지 않았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다시 보게 된 순간

눈 안에 하얀색 물집이 생겼을 때,
처음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마음 한편이 찜찜해 홈닥터를 찾았다.
물집 자체는 자연 치유가 가능한 상태라며 안심시켜주었지만,
백내장과 녹내장 소견이 보인다며
안과 전문의에게 정밀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처음 전문의를 만났을 때 들은 말은 비교적 담담했다.
“아직은 괜찮습니다.
6개월마다 정기검진만 잘 받으세요.”

그 말에 마음이 놓였다.
‘아직’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두 번째 정기검진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때는
이 일을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올해 10월, 다시 받은 정기검진에서
오른쪽 눈에 녹내장 초기 증상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LPI 레이저 시술을 권유받았다.

막연한 불안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도 지금 발견돼서 다행이다.

우리는 흔히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 생길 수 있는
비교적 익숙한 질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녹내장은 조금 다르다.
눈에 띄는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고,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돌릴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녹내장은
아프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아도
정기검진이 중요한 질환이다.

이번에 시술을 받으면서
나는 ‘큰 치료를 받았다’기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제때 받아들였다는 느낌이 더 컸다.

50대 이후의 건강은
아프지 않을 때 지키는 것이라는 말을
이제는 머리가 아니라 경험으로 이해하게 된다.

예전 같았으면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조금 더 지켜보다가 해도 되지 않을까?”
“지금 당장 불편한 것도 아닌데.”

하지만 이번엔 미루지 않았다.
그리고 그 선택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몸은 늘 신호를 보낸다.
다만 우리가 그 신호를
사소하다고 넘겨버릴 뿐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작은 신호를 존중하는 것이
나를 오래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을.

오늘은 그 사실을 기억하며
조금 더 나 자신에게 친절해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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