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쌓인 배를 보며, 중년의 다이어트를 다시 생각하다

많이 먹은 연말 이후, 중년의 몸이 보내는 신호

연말은 늘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몸은 매번 다른 반응을 보인다.

내 연말은 내가 몸담고 있는 단체의 크리스마스 파티로 시작된다.
1년에 한 번, 정말 제대로 멋을 내는 날이다.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 며칠 전부터 고민하고,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 써서 화장도 하고,
“오늘만큼은 나도 나를 좀 예쁘게 대접하자”는 마음으로 파티에 간다.

그 파티를 기점으로 모임이 연달아 이어진다.
27일에는 친한 언니의 생일 모임이 있고,
또 다른 약속도 있고,
자연스럽게 먹는 자리들이 계속된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많이 먹었다.
조금씩이 아니라 “아, 이건 많이 먹었네” 싶은 정도로.

그리고 연초.
1월 1일에는 떡국을 또 엄청 먹었다.
명절 음식은 왜 그렇게 젓가락이 멈추질 않는지.

어느 날 소파에 앉아 무심코 내 배를 내려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이건 며칠 굶는다고 사라질 배가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괜히 마음이 불안해졌다.

‘이제 다이어트를 해야 하나?’
‘다시 굶어야 하나?’

그런데 나이를 먹고 나니
“굶자”라는 선택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예전처럼 안 먹으면 버틸 수가 없다.
조금만 굶어도 손이 떨리고,
기운이 뚝 떨어지고,
괜히 몸살 기운이 오는 것 같고,
영양이 부족하면 금방 감기부터 걸린다.

젊을 때의 다이어트 방식은
지금의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걸
몸이 먼저 알려준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됐다.
연말에 쌓인 배를 보며
‘다이어트를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까’라는 고민보다
‘이 나이에 맞는 방식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됐다.

중년의 다이어트는
무작정 빼는 일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게 관리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굶지 않으면서,
체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혈당이 출렁이지 않게
조금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시기.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할 것이다.
연말 모임에, 행사에, 약속에
어느새 늘어난 체중과 배를 보며
불안해진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제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가 아니라
‘이 몸을 어떻게 잘 데리고 갈까’를 고민해 보려고 한다.

급하게 빼려 하지 않고,
굶지 않고,
내 나이에 맞는 속도로
조금 덜 흔들리는 한 해를 만드는 것.

지금의 이 배는
내가 잘못 살아왔다는 증거가 아니라
연말을 열심히 살아냈다는 흔적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그 흔적을
조금 더 건강하게 정리해 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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