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흘려보내는 연습 – 하루 10분 루틴

지난 글에서 나는 이렇게 적었다.
“나는 문제아가 아니라 훈련 중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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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장을 올리고 나서 한동안 가만히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훈련하고 있는 걸까?
그래서 시작했다.
하루 10분, 감정을 흘려보내는 연습을.
감정은 참 이상하다.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데
하루를 통째로 망쳐놓을 힘은 있다.
기분 나쁜 말 한마디.
억울했던 순간 하나.
섭섭했던 표정 하나.
그 작은 장면이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면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머리는 깨질 듯 아프다.
그런데 더 난감한 건,
이 감정을 어디에도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두 시간 넘게 쏟아낸다고 가정해보자.
그 친구의 감정은 조금 가벼워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낸 나는
그 오물투성이 감정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감정은 쓰레기통에 버릴 수도 없고,
택배로 반송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흘려보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처음엔 그 말이 황당하게 느껴졌다.
감정을… 흘려보낸다고?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것을
어떻게 흘려보낸다는 걸까.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다.
흘려보낸다는 건, 밀어내는 게 아니라는 것을.
붙잡지 않는 것이다.
내가 시작한 하루 10분 루틴은 아주 단순하다.
1단계 – 이름 붙이기 (3분)
“지금 나는 화가 났다.”
“섭섭하다.”
“억울하다.”
감정을 정확한 말로 적어본다.
감정은 이름이 붙는 순간,
조금 작아진다.
2단계 – 몸으로 내려오기 (3분)
가슴이 답답한가?
어깨가 긴장됐는가?
배가 묵직한가?
생각에서 몸으로 내려오면
감정은 생각만큼 거대하지 않다.
3단계 – 그냥 두고 보기 (4분)
없애려고 하지 않는다.
좋아지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그냥,
‘아 지금 이런 감정이 있구나.’
하고 바라본다.
이게 내가 말하는
감정 흘려보내기다.
신기하게도
감정은 붙잡고 씨름하면 더 오래 남고,
가만히 두면 생각보다 조용히 지나간다.
마치 구름처럼.
나는 여전히 감정이 오래 남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문제아가 아니라
훈련 중인 사람이라는 것을.
하루 10분,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드는 연습.
거창하지 않다.
하지만 이 작은 훈련이
내 하루의 평화를 지켜주고 있다.
오늘도 나는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붙잡지도 않으면서
그저 흘려보내는 연습을 한다.
감정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면감정도 훈련이 될까 – 왜 나는 마음이 오래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