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그림을 보고도 성격이 드러난다
내가 INFJ라는 걸 알게 된 순간
3년 전쯤, 한 번 성격 테스트를 받아본 적이 있었다.
MBTI를 기반으로 한 테스트였는데,
그때 한 장의 그림을 보여주며 이런 질문을 했다.
“이 그림을 보고 처음 떠오르는 느낌을 말해보세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고전 명화였다.
제목은 A Sunday Afternoon on the Island of La Grande Jatte.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으로,
19세기 말 파리 근교 센강의 섬에서 휴식을 취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있지만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성격 테스트에도 자주 활용된다고 했다.
그림을 보여주며 다시 질문이 이어졌다.
“이 그림을 보자마자 어떤 느낌이 드나요?”
나는 거의 망설임 없이 말했다.
“아… 너무 평화로워 보인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의 대답은 전혀 달랐다.
어떤 친구는
“저 여자 머리 왜 저렇게 생겼지?”라고 했고,
또 어떤 친구는
“배가 몇 개 있지?”라며 숫자를 세고 있었다.
그때 나는 조금 놀랐다.
같은 그림을 보고 있는데
이렇게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구나.
나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먼저 느꼈고,
다른 사람들은 특정 인물이나
구체적인 요소를 먼저 보고 있었다.
테스트를 진행하던 사람은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전체 분위기를 먼저 보는 사람은
개별 요소보다 전체 맥락을 먼저 보는 성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쉽게 말하면
나무보다 숲을 먼저 보는 유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테스트 결과,
내 MBTI는 INFJ가 나왔다.
그날 이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은 그림을 보고도
사람마다 보는 것이 다르다는 것.
어떤 사람은 디테일을 보고,
어떤 사람은 구조를 보고,
어떤 사람은 분위기를 느낀다.
그리고 그 차이는
틀린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향일 뿐이라는 것.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각자의 마음 상태와 성향을 통해 바라본다.
어떤 사람은 문제를 먼저 보고,
어떤 사람은 가능성을 먼저 보고,
어떤 사람은 위험을 먼저 보고,
어떤 사람은 평온함을 먼저 느낀다.
어쩌면 우리는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통해 해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그림을 다시 떠올려 보면
나는 여전히 그 장면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서로 방해하지 않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그 장면이 나에게는
‘편안함’으로 보였다.
아마 지금의 나의 마음 상태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가 보다.
같은 그림을 보면서도
각자 다른 것을 발견하듯,
우리의 삶도
각자의 시선만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누가 무엇을 먼저 보았는지보다
나는 무엇을 먼저 보는 사람인지
그걸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혹시 당신은
이 그림을 보고 무엇이 먼저 보였나요?
어쩌면 우리가 무엇을 먼저 보는지는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